본문 바로가기

오제토의 디자인

디자이너에게 핀터레스트란? [핀터레스트, Pinterest, 디자인영감]

대학교 신입생부터 지금까지 약 10여 년 동안

디자인이라는 것을 접하면서 이제야 알았다.

디자이너에게 핀터레스트란

"양날의 검"이다.

 

그것은 마치

한번 까면 멈출 수 없는 꼬북칩같은 것이랄까...

 

헛소리다 흘려듣자.

 

어떤 자료든지 "잘" 활용하면 정말 좋은 레퍼런스가 되고

엄청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레퍼런스가 된다.

 

"잘" 활용한다 라는 점이 중요하다.

 

양 날의 검이라는 표현이 다소 의아하게 느껴지는 디자이너도 있을 것이다.

현재 이 글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당장 핀터레스트를 끊기를 추천한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지만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디자이너에게도 많은 레퍼런스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빠르게 활용하여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의 선배님들 디자인하던 시절에는

좋은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은 물론이고

각종 논문, 전시, 박람회, 포럼, 강연 등등

직접 발로 뛰어가며 자료를 찾아내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비효율적인 시대를 지나 본격 디지털 시대를 맞아

검색창에 몇 글자 입력하게 되면 뚝딱하고 쏟아지는 자료를 슥 스크롤하면서

내 마음속에 저장을 연신 외쳐가며 질 좋은 레퍼런스를 수집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참 세상 좋아졌네 라며 라떼를 찾을 만도 하다.

심지어 구글링으로도 엄청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있는 시대를 넘어

그중에서 좋은 것들을 모아놓은 집약체 같은 녀석이 바로 핀터레스트다. 

 

본인의 핀터레스트

 

본인도 핀터레스트를 즐겨 사용하는 유저로서

핀터레스트를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절대 아님을 밝힌다.

(핀터레스트 사랑해요. 당신의 주식도 몇 주 샀다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날의 검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이런 방대하고 질 좋은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 독이 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것은 경험담이기 때문에 아마 공감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독과 득은 한 끗 차이다.

보톡스도 본래의 신분은 인체에 치명적인 독이다.

그러나 보톡스가 독이 아닌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들어 주는 득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인체에 치명적이지 않고, 유익한 기능만 할 수 있는 만큼만 사용하는 기준이 존재한다.

기준치 이상 넘어갈 경우 본래의 신분이 독이기 때문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본인은 핀터레스트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주관적이지만 확실한 "기준"을 두고 자료를 필터링해가며 활용한다면

정말로 유익한 레퍼런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지만

그 기준 이상 레퍼런스에 집착하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표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아무리 지재권에서 디자인 출원이 가장 열악(?)하긴 해도

상도덕에 어긋나는 건 좀 선 넘는 일이다.

대충 선 넘는 짤

레퍼런스는 말 그대로 "참고"해야 할 자료다.

특히 아직 기준을 만들기 힘든 대학생 시절에는 보통 자주 선을 넘곤 한다.

그래서 간혹 졸업작품들을 보면 어디선가 많이 봤던 것 같은 작품을 볼 때가 꽤 있다.

학생 때는 학생이라는 신분이 어느 정도 보호해 줄 수 있지만

사회의 쓴 맛은 삼킬 수 없을 만큼 쓰디쓰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레퍼런스의 본래 뜻을 기억하자

항상 자신의 기준을 점검하고 레퍼런스의 의미를 항상 기억하면

독이 아닌 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