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 일요일
한 달간의 비대면 예배를 끝내고
모처럼 교회에서 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한창 예배 중일 때
조용하던 폰에 카톡 몇 개가 왔다.
엄마였다.
얼핏 내용을 봤을 때
천장, 물, 이불 같은 기묘한 단어 조합이 눈에 들어왔다.
불안해졌다.
예배가 끝나고
잠시 큰 쉼호흡 뒤에
카톡을 확인했다.
정확한 판단은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아무래도 윗집의 보일러쪽에 문제가 생겨
물이 터진듯 싶었다.
빠르게 집으로 돌아가 사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했다.
이게 머선129...
워터파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자는 중에 일이 터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사실 이번이 두 번째다.
약 8-9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본가 아파트가 굉장히 오래된 연식이기 때문에
크고 작은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익숙하다.
윗집에 이 사항을 전달하고
윗집 보일러 수도를 잠그니
서서히 멈추기 시작했다.
이제 하나씩 수습을 해보자.
물이 생각보다 많이 쏟아졌는지
이불은 물론이고
아래 온수매트, 매트리스까지 다 젖었다.
물침대가 되었다.
이불은 이제 보내줄 때가 되어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보내주기로 했다.
아디오스.
눈에 보이는 물기를 제거하고
혹시 다른 곳도 젖은 곳이 있는지 찾아보는 중에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쏟아졌던 물이 벽 쪽으로 쏠려서
작은 웅덩이를 형성하고 있었다.
한겨울에 물놀이하는 기분이었다.
간신히 봉과 걸레를 연결해서
깊숙한 곳까지 닦아냈다.
덕분에 대청소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진귀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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